장흥군민회관에서 열린 2014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에 참석한 한승원 소설가를 비롯 김성 장흥군수 등 내빈들./미래일보

"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다"...한국문단이 주목하는 전국 규모의 문학 행사

(전남 장흥=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남 장흥군(군수 김성)이 주최하고 장흥문화원(원장 김희웅)이 주관하는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이 15~16일 장흥군민회관과 장흥문화예술회관에서 한국문단이 주목하는 전국 규모의 문학 행사가 진행되었다.

김병익 문학평론가와 한승원 소설가가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이번 2014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은 '상생의 문학(장흥, 강진, 영암)-낭독콘서트 -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문학특구'라는 지역적 독창성을 확인하고 문학을 화두로 장흥의 미래를 조망하는 이색적이고 개성 있는 행사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장흥, 강진, 영암을 아우르는 상생의 문학을 지방이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전국 단위의 행사로 손색없는 내용과 진행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는데, '포럼' 형식의 행사가 자칫 형식적이고 이론을 앞세우는 모양으로 진행 되는 것과는 달리, 다채롭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도입해 참여자들이 공감하면서 어울려 가는 1박 2일간의 문학제전으로 꾸며졌다.

전국고교생백일장, 낭독콘서트, 장흥, 강진, 영암 문학현장의 답사 등 개성 있는 테마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의 손해일 이사장과 40여 명의 협회 소속 시인들을 비롯하여 강진문인협회, 모란촌문학동인회, 온누리문학회, 백련문학회, 영암문인협회, 솔문학동인회, 장흥별곡문학동인회, 장흥문학회, 한국해외문화교류회 등 전국에서 참석한 200여 명의 문학 관계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장흥군의 '한국문학특구'는 지난 2008년 전국최초로 '문학'의 특화지역으로 회자되는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되었다.

재경경제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정된 '문학특구'는 장흥군의 문학 향맥과 문학자원, 문학인, 문학작품의 현장이 월등하여 주목을 받아왔으며 이러한 문학의 향맥은 현대문학에 이르러서 수많은 중견 문인을 배출한 저력으로 확인되고 있다.

장흥군민회관에서 열린 2014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에 참석자들./미래일보
 
국문학사상 최초의 서경기행가사로 인정되는 기봉 백광홍(1522∼1556)의 관서별곡을 비롯하여 15∼17세기에 형성된 '장흥가단'의 문맥은 가사문학의 본향으로 일컫는 문맥의 기조를 이루었다.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이승우, 김석중(소설) 김녹촌, 김재창, 이성관(아동문학), 정재완, 김제현, 김영남, 배홍배, 문정영, 조윤희, 김 정, 이서진, 이상진(시, 시조), 이대흠(시), 이현수, 최수권, 엄현옥(수필), 김종민 등이 모두 장흥출신이며 문단에 등단하여 활동하는 작가들이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행사는 2009년부터 2년간 '전국문학인대회'로 열리던 행사이었으나, '정남진장흥문학관광기행특구'인 지역의 이점을 살려서 지난 2011년부터 대회 명을 '한국문학특구포럼'으로 바꾸어 시행하였다.

집행위원장인 김희웅 장흥문화원장은 대회사에서 "문림의향의 문학특구로 지정된 장흥에서 전국규모의 문학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문인들의 화합을 위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장흥이라는 일개 군 단위에서 전국규모의 문학축제를 개최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조선시대 한때는 한국문학의 중심지이기도 하여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본향이라 할 만큼 많은 문학인들이 이 고장에서 배출된 오래된 문학의 뿌리가 있었기 때문"라고 말했다.

15일 오후 장흥군민회관에서 열린 2014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개막식에서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손해일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미래일보

손해일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은 축사에서 "오늘 장흥 '한국문학특구포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성대한 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수고해주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문학은 영혼의 양식이요, 시는 문학의 쌀입니다. 문학 작품은 언어의 집이요, 다채로운 비유와 상징의 옷입니다. 이를 빚어내는 문인은 잉걸불 속에 잡물을 녹이는 연금술사요, 수만 번의 담금질로 명검을 벼리는 대장장입니다. 또한 시대의 캄캄한 먹장구름 속에서도 천기를 읽고 방향을 잡아내는 고감도 안테나입니다"라고 말했다.

김성 장흥군수는 축사를 통해 "장흥은 가사문학의 선구자 백광홍 선생으로부터 현대문학의 거목 이청춘, 한승원, 송기숙 선생 등 이름난 작가와 시인이 어느 곳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굳이 명성을 얻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문학을 아끼고 창작하는 문학인이 유독 많은 곳"이라며 "이러한 문학자원을 바탕으로 문학특구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며, 문학인 여러분의 아낌없는 조언과 방향 제시가 대한민국의 유례없는 문학특구를 만드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군수는 "'상생의 문학(장흥, 강진, 영암) 낭독콘서트-고향의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다'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문학특구'라는 지역적 독창성을 확인하고 문학을 화두로 장흥의 미래를 조망하는 이색적이고 개성 있는 행사로 장흥, 강진, 영암을 아우르는 기회로 상생의 문학을 '한국문학특구포럼'을 통해 지방이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전국 규모의 행사로 치러지게 됨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장흥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14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2부 '문학인의 자유한마당' 행사를 마치고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들이 김성 장흥군수와 김희웅 장흥문화원장, 오정해 국악인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미래일보

장흥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 2부 '고향의 문학, 소리의 문학-낭독콘서트'에서는 서편재의 본향인 장흥에서 국악인 오정해 씨가 참여해 문학인들과 함께 시, 수필, 산문 등을 낭독하며 조화를 이루기도 했고, 중앙대학교 이승하 교수의 '우주의 본질적 실체와 신비의 합일'이라는 발제로 한승원의 시세계를 조명하기도 했다.

한편 장흥사회복지관에서 개최된 1부 전국고교생백일장은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이 현장에서 실력을 겨루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한국문학의 꿈나무들을 발굴하는 문예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16일 오전 2014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 3부 행사의 '남도 고향의 문학길' 중 강진의 '영랑생가'에서 참석 문인들이 문화햬설서로부터 김영랑 시인의 문학과 생애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있다./미래일보

서울,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 등 지역을 망라하여 131여 명의 응모 학생들 중 20명만 본선에 진출하였다. 이들 고교생들은 2일차인 16일, 참석한 문인들과 함께 장흥군 안양면 여다지 해변의 '한승원 문학산책로'를 비롯하여 강진의 '영랑생가'와 '시문학파기념관', 영암읍의 '김창조 가야금산조기념관' 등을 버스 투어를 하면서 기성 작가들과의 대화, 장흥의 문학 현장을 사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지역의 문학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학번역원, 대산문화재단, 문학과 지성사, 나남출판이 후원하여 대내외적인 권위를 더해준 제4회 ‘한국문학특구포럼’은 남도의 문학을 뛰어넘고 한국문학의 진흥에 기여하고 세계화를 겨냥하는 다양한 화두를 제시한 의미 있는 행사로 기억되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