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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관리자 이메일 solbalam21@yahoo.co.kr
작성일 2004-06-21 조회수 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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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 잠들면 / 박재릉
지금 잠들면

                    박 재 릉

지금 잠들면 무서워.
지금 꿈속은 平原洞 근철거야.
댕기 딴 시악시들이 불 켜들고 나올거야.

아직 안 간, 머언 오매가 머리풀고 웃는구나.
오매한테 붙은 그놈이
이젠 오매한테서 뜨려고 해.

지금 잠들면 무서워.
지금 잠들면 平原洞은
온통 음산한 달빛일거야.
뜨락에 선 대추나무 하나가
넌지시 이켠 밖으로 손을 뻗어.......

지금 잠들면 무서워.
꿈속에선 언제나 난 애기처럼 어려
천년 전에 죽은 애귀신에 씌인 듯
발버둥치는 애기울음으로 어려.

뒷 울 밑으로 선 서너 개의 長身.
돌담 잎새 사이사이로 오락가락하는 머리카락.
히히 덤빌거야, 입맞추러 덤빌거야.
지금 잠들면 무서워.
지금 잠들면 무서워.

- 오매는 가원도 벽촌 사투리로 처녀를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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