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소개

이름 김두기 이메일 limdugi@lycos.co.kr
작성일 2004-07-03 조회수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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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핸드폰 2



언어의 길목에는 가로등이 없어 진지 오래
그 골목에는 바람의 통로로 사용되고
간간이 입을 맞춘 연인들의 음성만 뜨겁다고
거리 곳곳을 네온불빛 옷으로 갈아입고 다닌다
편지지 한 장에 담겨지던 기쁨의 무게는
늙은 나무장작으로 급행열차 아궁이 속으로 들어갔다
손끝에서 눈빛에서 머물다가 살이 되지 못함이
어깨를 축 처지게 한다

혼자만의 말소리에 들어주는 이 없는 시간의
날카로운 칼 같은 허무 속에
언어의 몸뚱이 아무렇게 뒹굴어 다니고
정신을 모두 지금 잡아먹고 있다
주머니에서 숨어 있기는 더없이 좋았다
누군가 불러주면 기다렸다는 듯
기쁨의 소리를 내면서 피곤해 하던 눈빛을 빤짝인다

하지만
전파의 파장을 타고 온 언어는 날 밀어내고
도리어 주인이 되고 만다
다시 들어가려고 살살 어루만져 본다
깨알 같은 허무의 숫자가 파랗게 눈을 뜬다
무감각의 기억이 달라붙는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벽에 문인인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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