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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 / 장윤우시집 오자(誤子)인생 해설
自畵像 자화상콜라쥬의 미학美學
1. 전제(前 提 )
장윤우 시인의 시를 한마디로 집약해서 표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것은 그의 시적 특성이 여러 양태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며 또 시에 대한 관심의 廣域性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대시가 전매특허로 내세우고 있는 이미지의 조형성에 시를 의탁한 것은 아니고 인생론적 관념시의 공간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이 때문에 보기에 따라서는 그의 시가 무성격으로 규정될 위험도 안고 있스나 또 보기에 따라서는 현대시란 美名에 영합, 시를 편향성으로 끌고 가려는 일방통행을 엄격히 통제하려는 지극히 조심스런 行步때문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이유야 어쨌건 그의 시는 前衛나 실험시의 극단성을 지양하면서 어떤 틀에도 자신의 시를 예속화하려들지 않는 나름대로의 시도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시의 전체적 맥락의 연계성에서 볼 때 장윤우의 시는 하나의 에콜을 형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自我에 대한 照明이 아닌가 싶어진다. 그래서 그의 시는 많은 시편들이 自畵像의 성격을 띄고 있다 그가 그런 것속에서 필자는 그와 꼭 닮은 자화상을 본적이 있는데 이때의 자화상은 그림으로서의 완벽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의 자화상은 자신의 외적 표현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가 시로서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는 것은 언어의 형상화를 빌어 그린 자신의 모습이란 점에서 자신에 대한 내적표현은 물론 人生論的 自我의 조명이었다고 할 수가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張潤宇의 實像을 볼수 있는데 그는 자신을 美化한다거나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적나나하게 고백적으로 표출하고 있어 진솔한 설득력과 만나게 된다.
이러한 前提가 장윤우 시에 대한 精神本質에의 접근방식이라면 그의 시에 있어서의 표현본질은 그가 기법으로 즐겨 원용하는 콜라쥬수법에 모아진 것으로 본다. 그가 그림으로 그린 <自畵像>이 화가로서의 자신의 再現이었다면 시로서 그린 자화상은 언어로서 그린 내적자아에 해당된다. 마찬가지로 그가 콜라쥬수법을 즐겨 사용한 것은 금속공예가로서의 <匠人>의 기법으로 보아줄 수도 있고 이를 시에 援用했던 것이 시에 있어서의 콜라쥬수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떻든 그는 畵家,금속공예가,詩人이라는 兼業의 장인으로 보아줄 때 그의 시는 예술의 楳材를 언어로 借用했다는데 귀결되고 동시에 한 몸뚱이에 돋아난 세 얼굴중의 하나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장윤우에 있어서의 시는 금속이나 그림으로 들어내고자한 예술혼을 언어로 그리고 ,언어로 조형했다는데 모아지는데 그 정신적 본질에의 접근을 위해서는 그의 시를 대표하는 자화상으로 불릴 수 있는 일련의 자기고백적 시를 해석함으로써 또 표현본질에의 접근을 위해서는 그의 시를 대표하는 콜라쥬수법은 시를 통해 해명했을 때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
2. 自我告白的 自畵像
장윤우 시에 있어서 자기고백적 자화상은 여러 樣態로 노출되고 있다.
幼年과 추억의 자아,본능적 자아, 실존적 자아, 인륜적자아, 上昇指向的자아 등의 측면적 자아제시가 그것이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이러한 自我露出을 자아확대력의 상실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자아확대력의 상실은 所望思考가 어떤 반대력에 부딪쳤을 때,혹은 현실적 조건이 이를 실현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했을 때 드러내는 自我防禦機轉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러한 디펜스 메카니즘이 철저하게 은폐된 왜곡,날조,위장의 反射形成을 응원하기도하지만 이때의 反動形成은 自閉적 自己退行을 감하기 마련이다. 사회적접촉을 거부하고 기존의 가치를 무시하는 지극히 자기중심의 역설적 성격을 띄게 된다.
이점에서 본다면 장윤우의 자아노출증은 보다 적극적인 방어기전으로서 실존적 현실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아를 攻取하고자하는 정면대결이 된다. 그가 유년,추억의 자아를 현실적 자아로 편입시키고자한 것이나 본능 적,실존적, 인륜적,상승지향적 자아로 그 양태를 수직화하는 것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달리말하면 현실과의 정면대결을 통해 자신을 실현하고자하는 적극적이고도 긍정적인 현실과 자아의 발전에서 자아를 출발시키고 있다는 뜻이 된다. 시를 제시했을 때 이는 보다 극명해질 것으로 본다.
가) 낡은 사진틀 안엔
내 고향뿐인 단 꿈이 감돌고
비록 문풍지 누렇게 떴지만
家門의 전설이 숨막히네
그래서 나는 가야해
별들이 내려 붙는 오솔길 따라
-<사진틀> 2연-
나) 어쩌랴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추억과 회한의 날 뿐인걸
오십구비를 돌아 앞이 보이잖는
뿌연 大洋의 파도앞에서
호루루 호루루
마즈막 풀피리로 애타게 노래할 뿐이구나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너와 나의 한 生涯가
이리도 짧은 나뭇잎의 이슬 한 방울이
바라다 보면 다시 끝없는
流浪者의 흐려진 눈이거니-
-<너와 나> 일부-
例詩 가)는 유년에의 회향의식이고 나)는 옛시절의 회귀 儀式이다.
문제는 이러한 回向과 回歸의식이 유랑자의 退行儀式이라는 데에 있다. 퇴행은 잘 길들여진 옛으로 돌아감으로서 적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過去世로 轉移시키는 일종의 도피에의 메카니즘이다 도피에의 메카니즘은 현실에 안주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현실로부터 안정대구축을 거부당했을 때반응하고 정신이행의 보편적 양태다.
장윤우시인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가 스스로를 유랑인으로 설정한 것은 현실을 안주의 공간으로 확보하지 못한 현실수용에의 실패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所望思考를 실천함으로서 자신의 공간을 확대하는데 실패한 自我狹小화의정신현상이다.
유년.고향에의 회귀의식은 또 달리 해석되기도 한다.
현실의 안정대를 구축, 안주의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과거세마져 현실공간에 편입시키려는 자아확대력의 정신역동으로 보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장윤우 시인의 경우는 스스로를 向方없이 배회하는 유랑자로 제시함으로써 前者的 경우에 해당하는 철저한 퇴행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퇴행은 기실 過去世의 도피가 아니라 잠시 물러섬으로써 더 많이 나아가기 위한 에너지의 확보를 위한 중간기간으로 보는 칼.융의 견해를 빌면 사정은 달라진다. 장윤우의 시적 경우, 이 시론에 대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것은 그가 과거세의 유년이나 고향회귀라는 자아를 현실적 자아로 되돌려 세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 자아는 여러 측면으로 제기된다. 첫째는 본능적 자아이고 둘째는 父像으로서의 자아이며 세번째로는 시인으로서의 자아이다. 시를 제시해 본다.
가) 쐬주(燒酒)에서 알콜 냄새가 강하다
일렁이는 교회와첨탑의 鍾소리
곤궁한건
칸트의 철학과 서울의 倫理史觀뿐이다
먹기,걷기,자기,밀어넣기,누르기,뻬기,핧기,바꾸기,
올라타기,튀기,.........
살기 어렵다
값싼 주기가 붕 떠올린
나의 밤은 이토록 찬란하여라
염치없이 내 솟는 根氣,
-<밤의 에스키스.2>의 일부-
나) 몽롱한 가운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조금씩 반츄하면서
신음과 교성
어쩔 수 없는 굉음으로
射精한다.
푸른 하늘과 얼음골짝의 허탈,
아득히 시간을 쫓는 무기미한 속에
정지된 나와 너만의 호흡이 同寢하는
피부에 솜털이 떨리고 있다.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대기의 語法
....... 나는 너를 죽일 수 있어......
-<밤의 에스키스.1>의 일부-
두 例詩의 발상은 다 같이 인간의 본능적 고백이고 아니면 본능을 빌어 해석하는 원초적 照明이다. 특히 詩語射精이나 根氣등의 원시적 용법이나 먹기, 자기, 밀어넣기, 누르기, 빼기,올라타기 등의 임시적 시어의 용법은 다 같이 본능적 자아를 행사하는 폭력적 노출이다.
이러한 노출은 은폐, 왜곡, 위장, 날조와 같은 反動형성에 비해 직선적이다. 直線的인 것은 행동차원의 공격성이고 동시에 현실적이다. 이는 도덕적 윤리관에서 보면 다분히 攻取的
적극성이다. 달리말하면 장윤우 시인의 시는 기존의 가치관이나 현실적 제약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는 뜻이 되고 이 정면대결이 도피로부터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게 했다는 해석이 된다.
현실과의 대결을 통해 안주의 공간을 확보한 그는 비로소 人倫的 자아를 획득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父性愛의 회복이 그것이다.
어둠속 하얗게 넋을 잃고
하늘을 가리는 슬픔에 져몄다
죄지은 애비가 아직도 새근 새근 잠든
딸애의 볼을 어루만지느니
오늘도 하루내 시름시름 앓으면서
옳은 애비, 떳떳한 애비가 되어지라고
건강한 지어미로 자라 달라고
빌고 또 빈다.
시 <한 여름밤의 꿈>일부에서 볼 수 있듯이 父像으로서의 자아를 획득하고 있다.
父性愛의 획득은 단순한 人倫이 회복시킨 동일성이 아니라 비로소 현실속의 所有의 공간인 家親을 회복했음을 의미하고 이는 동시에 현실에 안정대를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바슬라르에 의하면 주거공간을 소유의 최소단위의 행복의 이미지로서 樂園에의 꿈을 전이시킨 축소지향공간으로 풀이한다. 장윤우가 인륜을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륜적 자아를 회복했음을 의미하고 동시에 과거세로부터 현실로 돌아왔음을 의미하며 유랑자로부터 가정이라는 행복한 공간에 안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는 이 행복의 이미지로서의 공간을 享有하는데 만족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았다. 그것은 불확실성의 미래를 진단하는데 허무적 懷疑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유년시절의 추억 한 페이지를
즉흥적으로 끄적거린 습작
<헌 책방>을 낭송하면서
오늘따라 많이 모인
젊은 여성들의 세밀한 박수를
주워 담고 있었다.
다시 물기가 도는 명동에서의
매월 마즈막 週末이
언제까지 이어질런지는
同人 누구도 말하지 못한다.
오늘 내리는 비는 눈물인가 기쁨인가
술을 마시면서
詩와 눈물을 마시면서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시인”의 시간은-
시 <시인회의>의 2聯과 終聯이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비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憂愁가 엄습해오는 한 때를 눈물과 시로 목을 축이면서 느끼는 허무감- 이것이 시인으로서의 자아의 확인이다. 언제까지 이어갈는지 모르는 미래의 진단을 절망적으로 예감하는 不連續性에 대한 회의는 시인회의를 통해 확인한 장윤우의 미래에 대한 진단이다.
이러한 진단은 현대인의 단절, 소외, 차단, 고립과 같은 비극적 자아인식으로서 공동체의식의 시인회의에서도 고독을 느끼는 憺者 의식이다. 현대인에게 좌절과 절망으로 엄습해오는 단독의식의 虛無가 바로 장윤우에 있어서의 시인으로서의 자아인식이었던 셈이다. 결속성의 상실과 同一性의 파괴, 그 무엇으로도 단절의 틈을 메울 수 없다는 破壞性의 존재인식이 바로 현대적 절망이며 동시에 장윤우시인의 허무의 根底였다고 보아줄 수 있다.
이러한 자각은 그로 하여금 上昇指向의 또 다른 세계를 추구하게 하는데 그것이 미래에 대한 形而上적 지향이다.
가) 그 길은 사랑이었고 고독이었고 苦海였고
죤 번연의 天路歷程이었고
佛弟子가 피흘리며 넘던 티벧고원이었고
성공으로 치닫고자 염원하나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라해도
어릴적 쌍무지개 뜨는
감동의 언덕길은 잊혀지지 않아
그것이 바로 행복의 문이 아니었나 싶다.
-<행복의 질문> 2연-
나) 지금 우리가 가야할 길은
어느 곳에서나 그 자리에 없어선 안 될
주인이 되는 것이다.
모두 하나의 마음이 되어
끝없이 높고 탄탄한 塔을 쌓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가야할 길은> 終聯
例詩들은 다 같이 上昇이미지를 동원하고 있다. 시 가)에서의 高原, 염원, 쌍무지개, 언덕길,행복의 문이나 나)에서의 탑의 이미지가 그겻이다. 상승이미지는 염원, 합일의 세계를 지향하는 救援을 示唆하는 묵시적 이미지로서 “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쌍무지개와 탑은 그 대표적 이미지로서 天上의 세계에 잇대이고자하는 이미지군에 속한다.
천상의 이미지는 합일, 통일의 세계로 영원의 세계다. 달리 말하면 낙원의 세계이고 구원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장윤우 시인이 길을 통한 求道를 통해 쌍무지개의 사닥다리를 올라 구원의 세계에 도달하고자하는 것이나 탑을 통해 하늘의 세계에 잇대이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현실의 세계를 초월하고자하는 영원에의 合一指向이며 달리는 구원에의 시사이기도 하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張潤宇 시인의 시는 자신의 내면적 자아내지 정신적 求道를 자화상으로 제시하면서 유년에 서 현실, 현실적 본능이나 人倫, 시인으로서의 자아를 형이상적 미래로 연계시키는 垂直構造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시적 軌跡이 그리는 시의 행보가 그의 시의 정신본질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3. 콜라쥬수법의 詩學
장윤우 시인의 表現本質은 대부분 콜라쥬수법에 의존되고 있는데 이는 그의 兼業인 工藝와 미술에 無關하지 듯 싶다. 콜라쥬가 쇠붙이나 헝겊등을 화면에 오려 붙이는 추상미술의 일종이라는 것은 主知하는 바다. 그는 이러한 수법을 금속공예나 미술에서 익혔고 이를 언어의 조형성으로 援用한 것이 그의 시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가 콜라쥬수법에 의탁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으로 보여지는데 시에 있어서의 단면 제단인 몽타쥬수법과도 유사하다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그의 시는 시의 중심이미지가 커다란 이미지라고 확대 結構되는 이미지 일변도에서 매우 이질적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竝置性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시가 各聯마다 독립된 이미지고 의외의 대상을 제단에 편입시키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여진다. 시를 제시 했을 때 이는 보다 극명해 질 것으로 본다.
가) 크고 작은 삼각형이
하얗게 엎어지고
겹겹이 얼크러진
稜線을 따라
검은 運身들이 눈부시게 받치는
깊은 곳, 깊은 밤의
골짝은 음험한 바람의 길
-<그런 겨울>의 일부
나) 산은 내겐 어려운 질문이다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曲藝의 觀音은
직선인 바다에 비하면
산은 때없이 내게 반복해 왔다.
地坪에 앉아
日沒의 붉음을 몸에 물들이던
젊은 날의 추억은 빛바래고
다시 산에 빠지는 이유를
내사 헤아리기 힘들지만-.
-<稜線을 보며> 첫연-
시 가)는 겨울을 삼각형으로 구도화하고 있고 나)는 산과 바다가 직선과 곡선으로 교차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몸을 물들이는 일몰이나 검은 運身들에서 볼 수 있듯이 강한 채색성으로 對象 사물이 모자이크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거기다 그의 시에 있어서의 이미지는 마치 금속공예에서 볼 수 있듯이 異物質의 배합을 통한 조화를 성취시키듯이 전혀 이질적 단면들이 제단되어 상호충돌하면서 폭력적으로 결합되기도 한다. 이른바 콜라쥬수법의 다양하게 원용된 반증이라 할 수 있다.
4. 結 語
이러한 조명은 장윤우 시인의 詩를 측면적으로 조명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시를 정신본질과 表現本質로 二元的 照明을 통해 해석했다는 점에서 다소의 접근방식이 되었을 것으로 보고 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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