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물을 길어 입을 한 번 닦고

물 속을 들여다보고 소리치면

메아리처럼 세차게

가슴 뛰는 기다림을 들을 수 있을까요.

여기 머언 아래로 가라앉아

검디검은 희망으로 기다릴 줄 아는

조용한 사람이여.

아름지게 자라기 위한 설명서대로

하자는 없었건만

세월을 이기지 못한 마음은 

불량품이됐네요.

노래따라 가는 가사도 낡아

잊히지 않는 목소리에서

책임만이 남아있어요.

낮볕이 들던 소 울음 가득찬 물 속에서

적색빛의 기운들이 실제로

다가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