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  

                            이 석 구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숨결 

어찌 감히 악몽처럼

처절히 추락하는가

삶의 길은 뜻대로 가는

평탄한 신작로가 아니다

풀잎은 아무리 진실을 토해내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차가운 거리에

고단한 육신이 녹아내리는데

모른 체 불신을 일삼는다

짓밟힌 명예 억눌린 울분 타고난 빈곤

한 조각 양심은 죽음보다 존엄하건만

순간의 분노 절망으로

고귀한 목숨을 단절하는가

아, 외로운 영혼은 통곡한다

두 번 다시 못 오는 소중한 목숨

혈육의 가슴이 하얗게 타버린 

피눈물을 어찌 모르는가

목소리를 지르자

외롭고 괴로울 땐

쓸개를 떼어 던져버리고

누구한테라도 목소리를 지르자  

가슴에 응어리진 울분을

당당히 토해내자

목소리는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불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