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소개

이름 KMPOET 이메일 kmpoet@naver.com
작성일 2004-11-18 조회수 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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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빙점 / 배상호
빙 점

배 상 호

숨이 멎을 듯한 도심의 귀퉁이에 서서
나는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네
아직도 겨울의 끝자락은 보이지 않고
들뜬 기분으로 마주한 그대와 나
차를 마시고, 시를 읊으며
하늘이 내려주신 따뜻한 손길
가슴으로 어루만지며
나는 기쁨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네
그러나 자작나무 숲은
바람 한 점 없이 냉랭하기만 하고
갈증을 이겨내지 못한
어둠의 불빛 속에
단 한번 섬광처럼 빛났던
우리들의 길고도 짧은 이야기
끝내 사랑을 수정할 수 없는
고집스런 강가에 눈발은 내리고
스스로 부서져 내릴 수 없는
슬픈 사랑을 꿈꾸며
이렇게 쓸쓸히 울어야 하나?
단절의 고통은 파도처럼 밀려오고
어디를 향해 걸어가야 할지
마지막 숨결 같은 사랑의 잔재물들이
어둠을 적시며 눅진하게 얼어붙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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