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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4-12-04 조회수 6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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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가 외로우면 숲이 될까 / 김선진
나무가 외로우면 숲이 될까

김 선 진

나무가 외로우면 숲이 될까
건듯 부는 바람에도
살 떨리는 흐느낌으로
새벽녘 안개 숲속에서
부시시 눈뜨며 애타게 찾는 몸부림
참나무에 떠밀려 산으로 산으로만 올라가는 소나무
은사시나무 신갈나무
잎을 꺾어 물위에 뛰우면
초록물 배시시 미소짓는 물푸레나무
덩굴은 덩굴대로 외로움을 감아 올리고
민들레는 가볍게 몸을 날려
가장 먼 곳까지 새끼를 친다
서어나무 숲속에서
까막딱다구리 소쩍새 황조롱이 장수하늘소
습지와 물을 좋아하는 원추리 비비추 물레나물이며
노랑턱맷새 청딱다구리 노랑할미새가 나방을 잡아 먹고
청설모 다람쥐 물까치 고라니도 함께
나무와 풀 곤충과 새, 해와 달 구름과 비
자연의 냉엄한 법칙이 밤하늘의 별처럼 뜨고 지고
사람도 나이들면 사람이 그립듯이
나무도 자라나면 숲이 그립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무는 그리우면 숲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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